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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11 오전 7:20:40 입력 뉴스 > 시사&칼럼

[신기원 목요칼럼] 김학의와 윤중천 그리고 귀인



             신기원(신성대학교 사회복지과 교수)

 

어릴 적 어머니는 연말연시가 되면 토정비결은 꼭 보셨다. 특별히 종교생활을 하지 않으셨던 어머니께서는 토정 이지함선생의 힘을 빌려 쌀가게에 손님이 많이 오고 자식들이 잘되기를 바라셨던 것이다. 그때 귀에 솔깃했던 단어가 귀인이었다. ‘귀인이 몇 월 달에 올 것이다 혹은 만날 것이다라는 이야기는 어머니뿐만 아니라 어린 나에게도 가슴 벅차고 설레기만 하였다. 그 시절 어머니가 귀인을 만나셨는지 못 만나셨는지 궁금하지만 여쭐 수 없어 아쉽다.

 

학창시절을 거쳐 사회생활을 하면서 귀인이 사회적 지위가 높고 귀한 사람을 뜻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렇다면 나는 그동안 귀인을 만났던 것일까 아니면 못 만났던 것일까. 돌이켜보면 나에게 도움을 준 사람도 있고 정반대의 사람도 있었다. 그래서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였다. 전자가 귀인이라면 후자는 악인인가. 내 인생에 도움이 되었고 앞길을 열어준 사람이 반드시 사회적 지위가 높고 귀한 사람이었을까. 생각해보니 꼭 그런 것만은 아니었다. 선배 뿐 아니라 후배들도 그리고 나를 가르친 교수들뿐만 아니라 내가 가르쳤던 학생들도 때론 내 마음속의 귀인이었다.

 

김학의와 윤중천의 관계를 보면서 그들은 한때 서로가 귀인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도에 따르면 김학의는 윤중천의 뒤를 봐주었고 윤중천은 김학의에게 그에 따른 보답을 두둑하게 해주었던 같다. 김학의는 권력을 가졌기에 사회적으로 지위가 높았고 윤중천은 돈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경제적 지위가 높았다. 또한 서로 특별한 혜택을 주고받는 관계였으니 각자에게 귀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이제 그들은 서로를 불신하고 경계하며 못마땅해 할지 모른다. 그리고 마침내 어느 순간에는 철천지원수로 변할지도 모른다.

 

인간관계란 그런 것이다. 온갖 이유로 사람들은 가까워지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멀어지기도 한다. 인간의 마음은 갈대와 같아서 사건이나 상황에 휩싸이면 정신없이 흔들린다. 특히 이해관계를 가지고 만난 사람들은 이익이 충돌되면 손바닥 뒤집는 것보다 더 쉽게 남 보듯 한다. 이런 상황에서 귀인도 제자리를 지키기가 힘들 것이다. 최근 들어서는 가족관계 조차도 물욕을 이겨내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그래서 있는 집은 유산 때문에 싸우느라 법정에서 만나고, 없는 집은 챙길게 없어서 다시는 안 만난다는 서글픈 이야기도 있다. 이래저래 영원한 인간관계는 존재하기 어려운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귀인을 만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기다려야 할 것이다. 본인이 할 일과 관련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기다려야 한다. 진인사대천명이란 말은 사전속의 단어가 아니다. 실생활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이다. 각자 개인의 경험과 신념 그리고 태도에 따라 삶의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현실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범위도 다르겠지만 각자의 인생에서 귀인은 나타나게 마련이다. 특히 성공한 사람이나 일이 잘 풀리는 사람 주변에는 반드시 귀인들이 있다.

 

매번 사람들을 만나면서 이들이 귀인일까 아닐까 짐작해보는 것은 아니지만 성실한 자세로 상대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진심어린 노력을 하는 사람을 보면 그가 귀인일 것이라 믿고 싶다. 특별히 희생정신이 강하거나 동정심이 많지 않아도 행동이나 마음씀씀이에서 진정성이 느껴진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이에 반해 오직 자기이익만을 추구하기 위해 별의별 방법을 다 쓰는 사람을 보면 거리를 두고 싶다. 그들은 언제가 나를 제물로 삼을 것이기 때문이다.

 

인생의 길목에서 귀인을 만나본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그들의 마음은 어린아이와 같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직 귀인을 만나지 못한 사람은 천진함을 가지고 기다리면 귀인을 만날 것이다. 인생은 불공평한 것 같으면서도 공평한 점이 있기 때문이다. 꽃피는 봄에 귀인을 만나기 위해 마음단장을 하고 나가야겠다.

가대현기자(ssi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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